고향 속초 위해 끝까지 헌신하는 것이 포부이자 목표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 따라 절 찾아다녀 ‘불교가 체화된 몸’
속초권역은 유명 사찰 많아 모교와 불가분의 관계

모교 82학번이 다른 기수보다 결속력과 응집력, 참여도가 높다는 것이 동창회 구성원들 사이에 널리 회자되고 있다. 그 중심에 서있는 사람이 이병선 속초시장이다. 그는 사학과 82학번이고, 1997년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82학번이 결집력이 강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80년대 한 복판에서 학교를 다닌만큼 서로 아픔을 공유하고, 연대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감이 있지요. 서로 문제 해결을 위한 동지애가 발휘됩니다. 재학시절엔 자유분방하게 학교를 다녔으나 졸업한 후엔 소속감과 유대감이 증폭되어야만 생존할 수 있다고 보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결집력이 강한 환경이 조성되었어요. 민주당의 前청와대 정무수석 최재성, 한나라당 이정현 前대표 등이 동문입니다. 동국대 공무원 동문회인 ‘동공회’에 참여했을 때도, 여야 동문들이 모이지만 우리는 여야당이 아니라 ‘동국당’이라고 하여 결속했습니다. 80년대를 함께 했던 동지의식도 강하다고 봐야죠”
그러면서 강원도의회 의원으로 있을 때, 동문들의 많은 지원을 받았고, 2016년 속초시장 재임시절에도 동문 정치인들의 도움을 받아 지역 숙원사업을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최재성 동문이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있을 때, 동서고속철 문제에 실질적인 관심을 가져주었고, 이정현 동문은 한나라당 대표 시절 지역 예산을 따오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두 동문은 기재부에 요청해 지역 현안 예산 배정에도 도움을 주었지요. 85학번인 이호중 환경부 국장의 지원을 받아 ‘환경 국립공원 설악산’의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이병선 시장은 민선 6기에 이어 한 텀 쉰 뒤 이번 8기 속초시장으로 당선되었다. 그는 속초초·속초중·속초고등학교를 졸업한 ‘온리 속초맨’이다. 그리고 속초문화원 이사, 설악발전연구소 소장도 역임했다. 속초시장에 앞서 6, 7대 강원도의원을 지낸 데 이어 이번 속초시장 재선도 이런 ‘속초의 아들’이라는 지지의 성과물이다.
-속초를 기반으로 여의도 진출 등 큰 정치를 해볼 수 있지 않나요?
그러자 당장 거부의 손사레가 나왔다.
“아이고, 그런 말씀 마십시오. 저는 속초 땅에서만 활동하는 지방정치인으로 족합니다. 속초가 출발점이자 종착점이죠. 다른 생각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이 시장은 속초 중앙시장에서 생선을 파는 어머니 밑에서 학교를 다녔다. 2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10세때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어머니가 중앙시장에 좌판을 열고 생선을 팔아 생계를 이어갔다. 그래서 누구보다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들을 잘 이해한다. 착하고 성실한 모범생인데다 서민들의 고충을 아는 인물이란 점에서 속초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사학과를 지망한 이유는?
“역사교사가 되려고 했습니다. 역사는 과거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관통하는 학문이라고 보았습니다. 대학 시절 임돈희 교수님과 조영록 교수님의 많은 사랑과 지도를 받았습니다. 속초시장 당선된 후 두분 교수님을 모신 적이 있습니다”
그중 조영록 교수는 이 시장의 결혼 주례까지 서주었다, 그는 지금도 조영록 교수가 써준 어록을 잊지 않고 있다.
“조 교수님은 ‘복불복행 화불단행(福不復行 禍不單行)’을 써주시면서 인생관의 지침으로 삼으라고 하셨습니다. ‘복은 겹쳐서 오는 것이 아니고, 화는 절대 혼자 오는 법이없다’는 가르침입니다”
-속초시의 역점 사업에 대해 소개해주십시오.
“용산-춘천-속초를 잇는 동서고속철 전구간과 부산에서 속초를 거쳐 북단 고성으로 이어지는 동해북부선이 2027년에 동시 개통됩니다. 속초-설악산-신흥사-봉정암-백담사-낙산사-고성 건봉사 관광이 활성화되어 2500만 관광객 시대를 맞이합니다. 2025년 속초항에 4항차를 유치한 크루즈 관광도 활성화될 것입니다. 현재는 설악산 모텔촌이 불황을 겪고 있지만, 두 고속철이 개통되면 속초가 세계적 관광명소로 명성을 얻을 것이고, 그에따라 크게 발전할 것입니다”
이병선 시장은 속초와 모교와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인연법도 강조했다. 속초 권역에 신흥사, 백담사, 건봉사, 봉정암, 낙산사 등 유수의 사찰을 보유하고 있고, 그 역시 어머니를 따라 절에 다녔다. 동국대 소유 백담사 만해마을 행사에도 매년 참가하고 있다. 이런 공로로 2017년 총동창회가 주는 ‘자랑스런 동국인대상’을 받았다. 어떤 상보다 ‘자랑스런 동국인대상’ 수상을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다.
속초의 기관장들이 대부분 동국대 출신들이 차지하고 있는 것도 특이하다. 속초경찰서장 심명섭, 속초양양교육장 한명진, 속초농협지부장 탁승렬, 속초노인회장 감종명씨 등이 모두 동국대 동문이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속초는 관광도시입니다. 산과 바다, 호수가 있는 곳. 즉 청정한 호수와 깨끗한 바다, 제2의 금강인 설악산이 있지요. 그리고 우리 모교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유명 사찰들을 보유하고 있는 도시입니다. 이들 사찰은 고찰로서의 스토리 텔링이 풍부해 수양과 교양을 함께 습득할 수 있는 곳입니다. 동해북부선과 KTX 동서고속철도가 개통되면 남쪽의 인구, 수도권 인구를 동시에 받을 수 있는 관광도시가 되지요. 속초시의 가치가 드높아질 것입니다.”
이계홍<편집위원장, 국문학과65>
